〈기후가 바꾼 식탁〉 ④

들어가며

기후변화는 논과 밭뿐 아니라 바다의 식탁도 바꿉니다. 바닷물의 온도가 달라지면 물고기가 살기 좋은 범위와 먹이생물의 분포, 산란장과 회유경로도 함께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오징어, 고등어, 명태 같은 수산물도 수온과 해류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다만 특정 어종의 어획량 변화는 수온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어획강도, 자원관리, 먹이, 해류, 국제조업 환경이 모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어떤 생선이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보다 바다의 온도 변화가 수산업과 식탁에 어떤 압력을 만드는지 살펴봅니다.

물고기에게 수온은 생활공간의 경계다

물고기는 종마다 선호하는 수온대가 다릅니다. 바닷물이 장기간 따뜻해지면 어떤 어종은 더 북쪽이나 더 깊은 바다로 이동하고,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어종은 기존보다 넓은 지역에서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생태계 이동에 그치지 않습니다. 어선이 출항하는 항구와 조업거리, 어구, 위판장과 가공시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어종의 이동은 수산업의 지리까지 바꾸는 문제입니다.

한반도 주변 바다의 차가운 물·따뜻한 물 선호 어종 이동 개념지도
한반도 주변 바다의 차가운 물·따뜻한 물 선호 어종 이동 개념지도

한국 수산업도 ‘기후적응 품종’을 준비한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산·양식 분야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기후적응 품종과 스마트수산 기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5년 생산동향 자료에서도 방어·벤자리 등 기후적응 품종 개발 및 전환, AI 기반 스마트수산업 육성 등이 대응과제로 제시됐습니다.

자연산 어종의 이동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면 양식에서는 수온 변화에 더 잘 적응하는 품종과 사육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대응책이 됩니다.

어획량은 수온 하나로 설명하면 안 된다

수산물 생산량이 늘거나 줄었다고 해서 곧바로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총허용어획량(TAC), 금어기, 자원 회복, 조업일수, 국제수역의 상황 등 관리정책이 생산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후 관련 글에서는 ‘수온이 올랐으니 특정 어종이 줄었다’는 단순한 인과관계보다 장기적인 분포 변화와 자원관리의 필요성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수온 변화가 어종 분포와 조업·양식, 식탁으로 이어지는 연결도
수온 변화가 어종 분포와 조업·양식, 식탁으로 이어지는 연결도

소비자의 식탁도 조금씩 적응한다

수산물 공급이 달라지면 가격과 소비습관도 변합니다. 특정 어종이 부족해지면 대체 어종의 소비가 늘고, 양식 생산이 확대되거나 수입 비중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지역의 대표 음식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생선이 많이 잡히느냐는 지역 음식문화와 가공산업, 관광에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기후가 바다의 생태계를 바꾸면 결국 그 변화는 위판장을 거쳐 우리의 식탁까지 도착합니다.

수온센서와 자동 급이를 활용하는 스마트 양식장
수온센서와 자동 급이를 활용하는 스마트 양식장

한 줄 정리

바다의 온도 변화는 어종의 분포와 조업지역, 양식품종, 수산물 가격을 동시에 바꿀 수 있습니다.

미래의 수산업은 ‘예전에 무엇이 많이 잡혔는가’보다 ‘앞으로 어떤 바다에 어떤 어종이 적응하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게 될 것입니다.

같이 읽기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