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전기차로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대형 여객기는 같은 방식으로 전환하기 어렵습니다. 장거리 비행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싣고 가야 하는데 현재 배터리는 같은 무게의 항공유보다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소형·단거리 항공기의 전동화 가능성과 대형 장거리 항공기의 조건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그래서 항공산업은 항공기를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기존 엔진과 급유체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의 탄소부담을 줄이는 방법에 주목합니다. 그 중심에 지속가능항공유, SAF가 있습니다. 한국도 2027년부터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편의 항공유에 SAF 1% 혼합을 의무화할 예정입니다.

1. SAF는 무엇이 다른 항공유인가

SAF는 Sustainable Aviation Fuel의 약자로, 폐식용유와 바이오매스 같은 재생 가능한 원료 또는 재생전력·수소·포집한 이산화탄소로 만든 합성원료를 가공해 항공연료 규격을 충족한 연료입니다. 원료가 친환경적으로 보인다고 모두 SAF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해진 품질과 지속가능성 기준, 공급망 추적과 인증을 통과해야 합니다.

상용화 초기에는 기존 제트연료와 혼합해 사용합니다. 항공기와 공항의 저장·급유설비를 전면 교체하지 않고도 도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원유 기반 기존 제트연료와 폐식용유 바이오원료 합성원료 기반 SAF가 항공연료 규격으로 이어지는 과정
SAF는 원료가 달라도 항공기가 사용할 수 있는 연료 규격을 충족하도록 생산됩니다.

2. 태울 때 이산화탄소가 나오는데 왜 감축수단일까

SAF도 항공기 엔진에서 연소하면 이산화탄소가 나옵니다. 따라서 ‘탄소가 전혀 없는 연료’라고 부르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감축효과는 원료의 수집·재배, 운송, 연료 전환, 공항 공급, 항공기 연소와 토지이용 변화까지 포함한 생애주기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폐식용유는 이미 사용된 자원을 다시 활용하지만 수거와 운송, 정제에는 에너지가 듭니다. 합성연료도 재생전력 비중과 수소·이산화탄소의 생산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SAF라는 이름만으로 동일한 감축률을 적용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원료 수집 운송 연료 생산 공항 공급 항공기 연소까지 이어지는 SAF 생애주기 배출량 평가
SAF의 감축효과는 비행 중 배출만이 아니라 원료부터 연소까지 전 과정을 비교해 판단합니다.

3. 폐식용유가 항공연료 원료가 되는 과정

식당과 가정에서 나온 폐식용유는 수거·정제된 뒤 수분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수소처리 등 전환공정을 거쳐 항공연료 성분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버리던 자원을 연료 원료로 다시 쓴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 수거 가능한 양은 한정돼 있고 육상운송 연료와 화학산업도 같은 원료를 필요로 합니다.

원료 수요가 늘면 가격과 추적관리의 중요성도 커집니다. 실제 폐기물인지, 다른 용도의 식용유 생산을 간접적으로 늘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인증과 데이터가 연료 생산만큼 중요해집니다.

4. 2027년 한국의 1% 의무화가 뜻하는 것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로드맵에서 2027년 1% 혼합의무는 정유사와 항공유 수입·공급업자에게 적용되는 공급의무입니다. 항공사 한 곳이 임의로 정하는 비율과는 다릅니다. 1%가 항공부문을 곧바로 탈탄소화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생산설비와 장기구매계약, 인증체계를 준비하게 만드는 초기 수요 신호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로드맵은 2030년 3~5%, 2035년 7~10% 범위를 제시했습니다. 2026년 9월 현재 확인 가능한 후속 공식자료에서 단일 비율로 확정됐다고 보기 어려워, 이 글에서는 확정값이 아니라 기존 로드맵 범위로 구분합니다.

2027년 1퍼센트 확정과 2030년 3에서 5퍼센트 2035년 7에서 10퍼센트 로드맵 범위
2027년 1%는 확정됐고 2030년과 2035년 수치는 기존 로드맵의 범위로 제시돼 있습니다.

5. 정유산업은 무엇을 바꿔야 하나

정유사는 원유 조달과 정제에 최적화된 기존 설비에 바이오 원료의 전처리·전환 공정을 더하거나 별도 생산설비를 마련해야 합니다. 원료 성상이 일정하지 않으면 품질관리도 어려워지므로 수거업체와의 계약, 원료 추적, 탄소데이터 관리가 새로운 업무가 됩니다.

SAF는 단순히 새 제품 하나를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 조달과 생산, 인증, 판매를 함께 바꾸는 산업 전환입니다. 첨단 제조업의 기후리스크에서 살펴본 것처럼 공정 변화에는 전력·물·공급망의 안정성도 함께 고려돼야 합니다.

6. 가격이 비싼 이유

현재 SAF는 원료가 제한적이고 생산설비가 충분하지 않으며 인증과 별도 물류에도 비용이 들어 기존 항공유보다 비싼 편입니다. 다만 비용 격차는 원료와 공정, 지역과 계약 시점에 따라 달라 하나의 숫자로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혼합비율이 올라가면 항공사의 연료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있지만 항공권 가격은 유가, 환율, 노선 경쟁, 수요와 항공사 전략에도 좌우됩니다. SAF 의무화만으로 항공권이 일정 비율 오른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7. e-SAF는 원료 부족의 해답이 될까

e-SAF는 재생전력으로 만든 수소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합성해 만드는 연료입니다. 폐식용유처럼 물리적으로 제한된 바이오 원료 의존을 줄일 잠재력이 있지만 많은 청정전력과 설비투자가 필요해 아직 생산비가 높습니다.

전력 자체가 화석연료 중심이라면 생애주기 감축효과가 작아질 수 있습니다. e-SAF 확대는 연료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수전해 수소, 탄소포집원과 전력망을 함께 확충하는 과제입니다.

8.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SAF 시장에는 정유사와 항공사만 참여하지 않습니다. 폐식용유 수거업체, 바이오매스 공급자, 재생전력과 수소 생산자, 연료 인증기관, 탄소데이터 기업, 공항 저장·급유 사업자가 연결됩니다.

국경을 오가는 항공연료는 국가마다 다른 기준으로 계산하면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원료 출처와 감축량을 국제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인증과 데이터가 거래의 기반이 됩니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처럼 탄소정보가 산업 경쟁력의 일부가 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폐식용유 바이오매스 합성원료 정유 연료생산 인증 탄소데이터 공항 급유 항공사로 이어지는 SAF 산업 생태계
SAF 전환은 원료 공급부터 인증·공항·항공사까지 여러 산업을 연결합니다.

9. 공항과 물류망도 준비해야 한다

생산한 SAF는 공항까지 운송하고 저장한 뒤 품질을 유지하며 항공기에 공급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기존 항공유와 혼합하는 시설과 품질검사, 공급량 기록이 중요합니다. 생산량만 늘어도 공항 인프라가 따라오지 못하면 실제 사용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원료 수거망과 항만·탱크·공항을 잇는 물류도 필요합니다. 항만과 물류산업의 기후리스크에서 본 것처럼 새로운 연료체계 역시 공급망의 회복력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10. SAF는 만능해법이 아니라 전환수단이다

SAF만으로 항공산업의 모든 배출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공급 가능한 원료와 청정전력이 제한돼 있고 생산비도 높습니다. 항공기 효율 개선, 운항경로 최적화, 공항 지상장비 전동화와 수요관리 같은 수단이 함께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대형 장거리 항공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감축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SAF의 역할은 큽니다. 완벽한 최종해법이라기보다 기존 항공체계에서 다음 기술로 넘어가는 동안 배출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전환수단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마무리 — 비행기를 바꾸기 전에 연료부터 바뀐다

항공산업의 전환은 자동차보다 느리고 복잡합니다. 그러나 2027년 1% 의무화는 한국에서도 연료 생산과 원료 수거, 인증과 공항 공급을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SAF 사용량만이 아닙니다. 어떤 원료와 에너지로 만들었는지, 생애주기 배출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공급망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지가 함께 평가돼야 합니다. 항공의 미래는 새 비행기뿐 아니라 연료 한 방울의 출처와 데이터에서도 시작됩니다.

SAF 전환에서 비용과 데이터가 생기는 지점

공급망 단계 필요한 변화 확인할 지표
원료 폐식용유·바이오·합성원료 확보 원료 출처와 추적성
생산 전처리·전환설비와 청정에너지 생산능력과 생애주기 배출량
인증 연료규격·지속가능성 검증 인정 기준과 인증범위
공항·항공사 혼합·저장·급유와 구매계약 실제 공급량과 혼합비율

의무화 전후 확인할 정책·산업 지표

2027년 의무비율의 세부 시행기준, 인정 원료와 인증체계, 국내 생산설비의 가동시점을 확인합니다. 2030·2035년 수치는 확정 여부를 공식 발표로 다시 확인하고, e-SAF는 청정전력과 수소 공급조건을 함께 봅니다.

SAF 사용량보다 생애주기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

SAF의 가치는 연료 이름이 아니라 원료부터 연소까지의 생애주기 데이터에서 결정됩니다. 같은 폐기물 기반 연료라도 수거거리와 공정에너지, 원료의 대체용도에 따라 감축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의무화는 항공을 곧바로 탈탄소화하는 숫자라기보다 생산설비와 인증, 장기구매계약을 실제 시장으로 연결하는 시작점입니다. 사용량과 함께 원료 추적성과 전력의 탄소집약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의 2027년 공급망에서 볼 지점

한국에서는 2027년 공급의무가 정유사와 수입·공급업자의 설비투자, 폐식용유 수거망, 공항의 혼합·저장체계에 동시에 영향을 줍니다. 항공사가 부담하는 비용이 항공권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유가와 환율, 경쟁상황에 따라 달라 단일 비율로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정책을 볼 때 혼합비율뿐 아니라 인정 원료와 인증기준, 국내 생산능력과 e-SAF용 청정전력 확보를 함께 봐야 합니다.

해석할 때 주의할 점

SAF도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감축효과는 원료·공정·에너지원과 토지이용을 포함한 생애주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2027년 1%는 정부 로드맵상 확정 의무비율이지만 2030년 3~5%, 2035년 7~10%는 기존 로드맵의 범위로 구분했습니다. 항공권 가격과 개별 기업의 실적·투자가치를 예측하지 않았습니다.

참고자료

공식기관 자료를 기준으로 기술과 정책을 설명했으며, 원료별 감축률이나 비용을 하나의 값으로 일반화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