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오는 해와 가뭄이 심한 해는 서로 반대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세계기상기구(WMO)의 최신 수자원 보고서는 지구의 물 문제가 한 방향의 부족만으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2026년 9월 17일 발표된 「State of Global Water Resources 2025」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하천 유량은 최근 35년 가운데 가장 건조한 해 중 하나였습니다. 동시에 일부 지역에는 평년보다 많은 물이 흘렀습니다. WMO가 강조한 것은 모든 강이 마른다는 단순한 결론이 아니라 너무 적음과 너무 많음 사이의 불규칙성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1. 비가 얼마나 왔나와 강에 얼마나 흐르나는 다르다

비가 내려도 모두 강으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일부는 토양으로 스며들고 지하수를 채우며, 일부는 증발과 식물의 증산으로 대기에 돌아갑니다. 눈과 얼음으로 저장됐다가 계절이 바뀐 뒤 흐르는 물도 있습니다.

같은 강수량이라도 토양의 건조 정도와 투수성, 눈과 빙하 상태, 댐 운영, 기온과 증발량에 따라 실제 하천 유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계의 물 상태를 이해하려면 강수량과 함께 저장 위치와 이동 속도를 봐야 합니다.

2. 2025년은 왜 강이 마른 해 중 하나였을까

WMO는 13개 글로벌 수문모델을 관측 기상자료로 구동한 평가에서 2025년 전 세계 유역 면적의 약 36%가 평년보다 적거나 매우 적은 유량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는 모든 강의 직접 관측값을 합친 것이 아니라 전 지구 모델 평가 지표입니다.

반대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남미 일부 등에서는 평년보다 많은 유량이 나타났습니다. 세계 전체가 동시에 마른 것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부족과 과잉이 함께 나타난 것입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평년보다 적은 유량과 많은 유량이 동시에 나타나는 개념도
이 그림은 WMO 원본 지도를 복제한 지역별 실측지도가 아니라, 저유량과 고유량이 함께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한 개념도입니다.

3. 최근 7년 동안 정상 범위의 강이 드물었다

1991~2020년 평균으로는 전 지구 평가 유역의 약 46%가 정상 유량 범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7년에는 이 비율이 대략 34~38%에 머물렀습니다.

모든 강이 같은 방향으로 줄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곳은 반복적인 저유량을, 다른 곳은 고유량과 홍수를 겪었습니다. 물관리에서 어려운 것은 평년과 비슷한 상태가 드물어지고 변동성이 커지는 점입니다.

4. 물순환에는 빠른 통장과 느린 통장이 있다

비와 하천 유량, 토양수분은 날씨에 따라 며칠이나 몇 주 안에도 바뀝니다. 반면 지하수와 빙하, 계절성 적설은 수개월에서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채워지거나 줄어듭니다.

비와 강물이 생활비 통장이라면 지하수와 빙하는 오랫동안 모아두는 저축통장에 가깝습니다. 큰비가 한두 번 왔다고 느린 저장고가 바로 회복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시간차가 어떻게 다른 가뭄으로 나타나는지는 기상·농업·수문가뭄의 차이에서 설명했습니다.

비 강물 토양수분의 빠른 변화와 지하수 적설 빙하의 느린 저장을 비교한 물순환
물순환에는 며칠에서 몇 주 안에 반응하는 요소와 수개월에서 수십 년에 걸쳐 변하는 저장고가 함께 있습니다.

5. 지구의 담수 저축계좌가 줄고 있다

WMO는 지하수·호수·하천·토양수분·식생·눈과 얼음을 합한 육지 물 저장량이 2014~2016년 이후 장기 감소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지역이 동일하게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라 전 지구 장기 신호입니다.

지하수는 지표수가 부족할 때 농업과 도시, 산업이 버티도록 돕는 완충장치입니다. 2025년에는 관측 우물의 약 3분의 2가 역사적 정상 범위 밖에 있었고 2024년보다 부족 쪽으로 더 기울었습니다.

6. 빙하가 녹으면 처음에는 물이 늘 수 있다

빙하가 녹으면 단기적으로 하류 유량이 늘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빙하는 겨울의 눈과 얼음을 저장해 건기에 천천히 공급하는 자연 저수지입니다. 계속 줄어들면 결국 녹여 보낼 얼음도 감소해 건기의 안정적인 공급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2025년은 전 세계 주요 빙하 지역에서 4년 연속 광범위한 질량 손실이 나타난 해였습니다. 2023~2025년 누적 손실은 약 1,400기가톤의 물로 평가됐습니다. 이는 미래 예측값이나 특정 산악지역의 수치가 아니라 WMO가 집계한 전 지구 누적값입니다. 네팔·티베트 고산 재난은 빙하와 산악지대의 물 변화가 다른 위험과 결합하는 사례입니다.

빙하 융해 초기의 유량 증가와 장기적인 얼음 저장 감소로 건기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과정
빙하는 처음 녹을 때 하류 유량을 늘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저장된 얼음이 줄면 완충능력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7. 너무 많은 물도 같은 물순환 문제다

수자원 위기는 가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따뜻한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어 비가 내릴 조건이 갖춰지면 강한 강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 강 유량이 급격히 늘고 댐과 하천, 도시 배수시설의 처리능력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부족과 과잉은 반대 현상이지만 같은 불안정한 물순환 안에서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8.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피해가 큰 이유

WMO는 지난 5년간 기록된 물 관련 극한현상의 최소 절반과 보고된 관련 사망자의 80% 이상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결과를 기후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인구밀도와 빈곤, 도시화, 배수·댐·조기경보 인프라, 대피와 복구능력이 실제 피해를 좌우합니다. 같은 자연현상도 사회적 취약성과 만나면 피해 규모가 달라집니다.

9. 가장 필요한 곳에서 관측자료가 부족하다

이번 보고서는 68개국과 3,000개가 넘는 관측지점의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첫 보고서의 7개국 14개 하천관측소보다 크게 확대됐지만, 피해가 큰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여전히 수문관측이 부족한 지역에 포함됩니다.

강 수위와 유량, 지하수, 적설과 빙하 상태를 측정하지 못하면 홍수와 가뭄을 예측하고 물 배분을 계획하기 어렵습니다. 기후적응에서 데이터망 자체가 댐과 제방 못지않은 기반시설인 이유입니다.

관측 데이터 공유 예측 조기경보 물관리로 이어지는 국제 수문정보 흐름
강과 지하수 관측자료가 공유돼야 예측과 조기경보, 실제 물관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10. 국경을 넘는 물은 함께 관리해야 한다

강과 빙하는 국경선을 따르지 않습니다. 상류의 강수와 적설, 댐 운영은 수백 km 떨어진 하류 국가의 물 공급과 홍수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국제 하천에서는 관측자료와 홍수예보, 댐 운영정보를 공유하는 협력이 중요합니다. WMO가 공유된 자료와 공통 기준, 조기경보를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관측이 사람에게 도달하는 과정은 Early Warnings for All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11. 세계 물 뉴스를 읽을 때 볼 다섯 지표

강수량은 비와 눈이 얼마나 내렸는지, 하천 유량은 강을 통해 실제로 얼마나 이동하는지를 보여줍니다. 토양수분과 지하수는 농업과 장기 공급에 중요하고, 저수지·호수 수위는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여유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빙하와 적설은 몇 달에서 몇 년 뒤의 물 공급을 이해하는 지표입니다. 비가 왔다는 한 문장보다 여러 지표를 함께 볼 때 실제 수자원 상태를 더 정확히 읽을 수 있습니다. 파나마운하 가뭄은 저수지 수위가 국제물류와 연결되는 구체적인 사례입니다.

12. 세계의 강이 정상을 잃는다는 말의 의미

이 표현은 모든 강이 마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지나치게 적고 다른 지역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상태가 반복되면서 평년 범위의 조건이 드물어진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농업용수 계획과 댐 운영, 수력발전과 도시 상수도는 과거의 평균적인 계절 변화를 기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해가 반복되면 과거의 물 달력만으로 미래를 관리하기 어려워집니다.

마무리 — 물 문제는 총량만큼 변동성과 시간차의 문제다

세계 수자원 문제를 물이 부족해진다고만 이해하면 절반만 보게 됩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가뭄이 길어지고 다른 지역에서는 홍수와 과잉 유량이 반복됩니다.

오늘 내린 비가 강물은 바로 늘려도 지하수와 빙하라는 장기 저장고를 즉시 회복시키지는 못합니다. 앞으로 세계의 물 상태를 이해하려면 얼마나 왔는가와 함께 어디에 저장되고 얼마나 오래 남으며 언제 다시 흐르는지를 봐야 합니다.

물순환을 한 숫자로 보지 않는 방법

저장·이동 요소 무엇을 보여주나 위험 신호
강수 대기에 들어온 물의 양과 시기 짧은 집중호우 또는 긴 무강수
토양수분 농업과 증발에 이용 가능한 물 지속적인 건조 또는 과포화
적설·빙하 계절을 넘어 저장되는 물 조기 융해와 장기 감소
하천·저수량 사람과 생태계가 이용할 수 있는 흐름 극단적인 저유량·고유량

다음 WMO 보고서와 국내에서 볼 지표

WMO의 연례 물자원 보고서에서 정상 범위를 벗어난 하천 비율과 토양수분, 빙하 손실을 함께 확인합니다. 한국에서는 유역별 저수율과 계절 강수전망, 홍수기 방류와 봄철 용수상황을 연결해 봅니다.

세계 평균 하나로 물위기를 설명할 수 없는 이유

물순환의 “정상”은 모든 강이 같은 양으로 흐른다는 뜻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관측된 계절 패턴과 변동범위를 말합니다. 기록적인 홍수와 가뭄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나면 세계 평균 하나로는 위험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강수량뿐 아니라 토양수분, 적설과 빙하, 저수량과 하천유량을 연결해 봐야 물이 언제 저장되고 언제 빠르게 흘러가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계절 강수와 유역관리 관점

한국은 여름 강수 비중이 높고 인구와 산업용수가 특정 유역에 집중되어 있어 연간 총강수량만으로 물안전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장마철의 강한 비가 저수에 도움이 되더라도 너무 빠르게 흘러가면 홍수위험이 커지고, 겨울·봄의 건조가 이어지면 지역별 용수제약이 남을 수 있습니다. 댐 운영과 하천관리, 도시 배수를 하나의 물순환으로 연결해 보는 이유입니다.

수치를 읽을 때 주의할 점

2025년 36% 저유량과 최근 7년 34~38% 정상 유량 비율은 WMO의 전 지구 수문모델 평가 지표이며 모든 하천의 직접 관측값이 아닙니다. 1,400Gt은 2023~2025년 전 지구 누적 빙하 손실입니다. 아시아·아프리카 피해 비중은 자연현상뿐 아니라 관측·경보·인프라와 사회적 취약성이 함께 만든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참고자료

WMO가 확인한 전 지구 추세와 모델 평가의 범위를 유지했으며, 모든 지역이 같은 방향으로 변한다고 일반화하지 않았습니다.